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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IS 포커스] '열린 결말' 예고한 김연경...은퇴 조건은 박수 소멸 & '차기 여제' 등장

V리그 여자부는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종료와 함께 '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의 거취, 은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다음 시즌은 다를 것 같다. 김연경은 자신의 선수 생활 연장 기한을 1년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그는 8일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로 선정, 단상 위에 올라 소감을 전하며 "팬들을 위해 다음 시즌에도 (흥국생명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고, 이어진 취재진과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속내를 전했다. 김연경은 이미 정규리그 중반 선수 생활 연장을 굳혔다고 한다. 이를 두고 가족·동료·지인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스스로도 긴 시간 생각해 결론을 내줬다. 그는 "내가 뛰는 모습을 바라는 배구팬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그 배경을 전했다. 김연경의 주변에선 40년 개그맨 인생을 걷고 있는 이경규의 수상 소감을 언급하며 그의 은퇴를 만류했다. 이경규는 2022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뒤 "많은 이들이 박수 칠 때 떠나라고 말한다. 박수 칠 때 왜 떠나는가. 한 사람도 박수를 안 칠 때까지 활동할 것"이라는 소감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김연경도 이에 대해 "그 말도 맞는 거 같다. 은퇴는 결국 개인의 선택이다.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무도 박수 치지 않을 때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열린 결말인데, 어떤가. 괜찮았나"라고 취재진에 되물으며 웃어 보였다. 프로야구에선 '국민 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은퇴를 예고하고, 마지막 시즌 은퇴 투어를 한 바 있다. 배구팬, 배구계 관계자들도 입을 모아 "김연경도 그런 행보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김연경은 여자배구를 스포츠 대표 콘텐츠로 만든 주역. 기량도 영향력도 다시 나오기 어려운 슈퍼스타다. 팬들이 뒷모습을 오래 지켜볼 수 있도록, 이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연경은 이날 이 부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다가오는 새 시즌을 마지막으로 생각한다면, 내 결정을 미리 얘기하고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도 같이 해야 할 것 같다. 은퇴를 결심하게 되면 리그 개막 전 말씀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경의 말 뉘앙스를 살펴보면, 다가올 2024~25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시즌을 예고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는 올 시즌도 국내 선수 득점·공격종합 1위에 오르며 '넘버원 공격수' 자리를 지켰다. 한 시즌 더 치른 뒤 몸 상태나 퍼포먼스에 따라 은퇴 시점을 당길 가능성은 있겠지만, 배구팬은 일단 2025~26시즌까지는 김연경이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연경은 현역 연장과 더불어 V리그를 이끌어 가야 할 후배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미 단상에서 리그(V리그) 성장만큼 국가대표팀도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취재진과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리그 순위 경쟁이나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은퇴 시점을 고민하는 30대 중반 선수가 또 MVP를 수상한 점, 그가 이끄는 팀이 다음 시즌도 우승 후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제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도 어·최·김(어차피 최우수선수는 김연경)이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 그게 리그 내실 강화와 세대교체, 장기적인 콘텐츠 파워 유지에 필수조건이다. 김연경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7번째 MVP 수상을 노려보겠다. 항상 '정상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라고 말한 그림에 다가서고 있다"라면서도 "다른 종목은 내 나이에 팀 우승에 고전하고, (MVP 등) 개인 수상에 도전하는 게 어렵다. 다음 시즌, 경쟁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나도 밀리지 않게 노력하다 보면 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경이 선택한 열린 결말. 그 끝에는 김연경을 대신하거나 뛰어 넘는 선수가 나와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차기 여제' 말이다. 하지만 배구팬 모두가 안다. 현재 후보조차 없다는 것을 말이다. 김연경의 선수 생활 연장 결심은 젊은 선수들에게도 큰 숙제 또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9 06:20
프로야구

[IS 포커스] 연봉 3000만원과 캡틴…추신수의 '백의종군'

추신수(41·SSG 랜더스)가 '예고 은퇴'를 선언했다.SSG는 '추신수가 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비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SSG와 팬분들의 응원, 그리고 무엇보다 후배 선수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느껴 구단과 진로를 함께 고민했다"며 "구단과 신임 감독님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내년에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2군)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봉 3000만원, 전액 기부추신수는 '예고 은퇴'와 함께 내년 시즌 연봉으로 3000만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3000만원은 KBO리그 신인 최저 연봉. 올해 추신수의 연봉은 SSG 선수단 내 가장 높은 17억원이었다. 리그 전체에선 구자욱(삼성 라이온즈·20억원) 채은성(한화 이글스·18억원)에 이어 세 번째 고액 연봉자였다. 구단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은퇴를 결심한) 추신수가 내년 시즌 연봉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규정상 어쩔 수 없었다"며 "(최저 연봉 계약은) 선수가 먼저 선뜻 제안했다. 쉬운 결정이 아닌데 고맙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연봉을 전액 기부할 계획. 추신수의 결정으로 인건비를 크게 낮춘 SSG는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 추신수는 내년 시즌 팬서비스 계획을 구단에 제안한 상태다. 친필 사인 실착 유니폼 선물, 특별 사인회, 아마야구 지원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구단도 기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 추신수는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온 23년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동안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홈, 원정 팬 관계없이 뜻깊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 시즌은 '캡틴'추신수는 2024년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끈다. 추신수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 이숭용 신임 감독이 직접 부탁했고 추신수가 이를 받아들였다. 시즌 뒤 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SSG는 지난달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이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고 이적했다. 감독 인선과 2차 드래프트 논란에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이 보직 이동된 뒤 팀을 떠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숭용 감독 체제로 새출발을 앞뒀지만, SSG 구단 안팎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 감독은 리그 최고령 선수 추신수가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이 추신수와 통화했다. (선수 생활을) 더 했으면 좋겠다고 얘길 하면서 쉽지 않겠지만 주장을 맡아줬으면 한다고 제안하셨던 거로 안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추신수는 이듬해부터 KBO리그에서 뛰고 있다. 세 시즌을 치르는 동안 거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후배들이 주장을 하면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내년엔 다르다. 주장으로 마지막 불꽃을 준비한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14 18:01
연예일반

이대호, 무릎 부상시절 ♥아내가 소변통 받으며 간호.. “결혼해야겠다” 결심 (4인용식탁)

전 프로야구선수 이대호의 럭셔리 집이 공개됐다. 18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 (이하 ‘4인용식탁’)에는 이대호가 게스트로 출연해 아내와 절친 정근우 이우민 트로트 가수 박구윤과 신유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대호는 아내와 만나게 된 계기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대호의 아내는 “(이대호가) 처음부터 너무 들이대더라. 천천히 알아가고 싶었는 데 대뜸 ‘마음에 든다. 사귀자’고 하니까 부담스러웠다”면서 “나중엔 친구로 지내면서 가까워져야겠다고 작전을 바꿨더라. 저를 파악했던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과거 이대호는 21살 어린 나이에 부상으로 무릎 수술을 받았던 적이 있다. 그는 “힘들 때 지금의 아내가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내는 “선수한테 무릎 수술을 정말 치명타 아니냐. 저도 어린 나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내가 옆에 있어줘야 할 것 같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심지어 이대호의 소변통도 받아줬다는 아내는 “부모님 허락받고 서울 올라가서 수술하는 동안 기다리는데 수술 끝나고 (이대호를) 보니까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이 나더라. 소변통도 처음 받아봤다”라고 회고했다. 이 시점을 계기로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대호는 “이 여자만큼은 평생 눈물 흘리지 않게 행복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8년간 연애하면서 결혼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지만, 당시 연봉이 2000만 원이었다. 열심히 성공해서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9.19 10:53
프로야구

[KS] "후배들에 묻어가고 싶었는데..." MVP된 특급 대타 김강민

김강민(40·SSG 랜더스)이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역대 최고령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S 6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4승 2패를 거둔 SSG는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은 통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2022시즌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MVP를 수상한 건 시리즈 3안타에 불과했던 김강민이었다. 김강민은 주로 대타로 출전했지만, 1차전 9회 말 동점 홈런, 3차전 쐐기 적시타, 5차전 끝내기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리즈 8타수 3안타 타율 0.375 2홈런 5타점으로 기자단 투표 77표 중 42표(54.5%)를 득표했다. 지난해 박경수의 기록을 경신한 역대 최고령 MVP 수상 기록이다. 다음은 김강민과 일문일답. -이번 시리즈에서 최고령 타이틀이 유독 많다. 수상 소감은. "썩 좋은 것 같진 않은데 기분 좋다. 오늘 특히 우승해서 기분 좋은 것도 있는데, 내가 MVP라니. 그런 생각이 먼저 든다. 유독 정말 최고령이라는 타이틀이 많은 것 같다. 행복하고 고맙다." -수상을 예상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안타 3개 쳤는데 누가 예상하겠나. 최정이 오늘 중요한 상황에서 하나 쳐서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안 했다. 최정은 MVP 경험(2008년)이 있어서 무조건 오늘 잘하고서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전혀 생각 못 했고 난 우승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최고령도 정말 압도적인 최고령이다. 작년 박경수 기록(37세 7개월 18일)보다 3년 이상 더 많다. 주전이 아닌 상태로 나섰는데 어떻게 뛰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뛰었는지.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후반 조커, 대타였다. 이제 밝히지만 햄스트링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했다. 그래서 한유섬이 우익수로 풀 타임 출전한 건데 부상당해서 내 마음이 무겁다. 내가 나눠 나갔으면 다치지 않았을 것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에 내가 나가게 됐는데, 그때도 수비를 정상적으로 뛸 수는 없었다. 난 내가 맡은 바를 충실히 하려고만 했고 그걸 완벽하게 수행한 것 같아서 정말 만족한다. 시리즈를 준비하는 동안 최정, 김성현, 한유섬이 정말 좋았다. 최정과 김성현이 잘해서 둘 중 MVP를 받지 않을까 1차전 때 생각했는데, 내가 받게 됐다." -3차전 홈런 이후로도 생각 못했나. "그래도 못 받을 줄 알았다. 안타 3개를 치고 MVP를 받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내가 생각해도 드라마틱한 홈런이긴 했지만, 4승을 기록하는 끝내기도 아니고 3승을 만든 끝내기라 받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오늘 운 건 MVP라는 것 때문에 운 건 아니다. 40대 때 우승하니까 눈물이 나더라." -왜 그렇게 눈물이 났나. "남성 호르몬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농담이고, 많이 벅차올랐다. 올 시즌 여러 가지 목표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랜더스 첫 우승을 같이하고 싶다는 목표가 컸고, 하나는 추신수가 우승이 없었는데 꼭 한 번 같이 우승하고 싶다는 것. 그리고 감독님이 재계약하는 것. 이 모든 게 우승하면 다 이뤄질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더 우승이 크게 다가왔다. 어떻게 보면 내 마지막 우승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눈물이 많이 났다." -끝나고 추신수와 무슨 얘기했는지 "자꾸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죽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런 말을 많이 했고, 내년에 같이 하자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의 재계약을 기원한 이유는. "선수라면 당연히 감독님의 재계약이 목표가 아닐까. 자기 팀 수장인데. 성적이 안 나서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안 할 것 같다. 감독님은 나와 인연도 오래됐고, 처음 부임하셨을 때부터 베테랑과 소통이 너무 좋으셨다. 추신수, 한유섬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셨다. 감독님께서는 '나도 감독이 처음이다 보니 생각대로 잘 안 될 때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그냥 감독님이 선수단과 잘 어우러져서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 처음 목표였고, 잘 되어서 좋은 우승을 만든 것 같다." -올해 82년생 동갑내기 선수들이 이대호 선수를 비롯해 우승 결심한 선수들도 많았다. 최고의 우승 커리어를 쌓았는데 앞으로는 계획이 어떤지. "일단 내년에는 유니폼을 더 입고 야구를 더할 것 같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하려고 한다. 난 이제는 큰 목표가 없었다. 후배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만 해도 좋았다. 그런데 이렇게 또 후배들과 뛰면서 우승이라는 목표가 생기고 그걸 이뤘다. 우승이라는 건 하면 또 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보탬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보탬이 되고 싶다. 몸 관리 잘해서 시즌 준비 잘해서 후배들과 같이 재미있게 한 시즌을 뛰겠다." -김원형 감독과 포옹했을 때 무슨 이야기했나. 계속 '눈물이 난다'고 했다. '감독님 계속 눈물이 나요'라고 했던 것 같다. 기억도 잘 안 난다. '어...어'했던 것밖에 기억이 안 난다." -1차전 끝난 후 인터뷰에서 후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면 좋겠다 했다. 그러다 주인공이 되니 소감이 다를 것 같다. 내년 선수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조연 역할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한지. "조연만 하고 싶다 정말로. 후배들보다 주목받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한치의 욕심도 없다. 올해 KS에서도 후배들이 내가 생각했을 때보다 타격 페이스들이 너무나 좋았다. 나까지 기회가 안 올 줄 알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들 너무 잘했고 잘 쳤다. 1차전을 그렇게 끝내고 2차전부터는 시리즈가 잘 풀리겠다. 생각이 들었다. 후배들이 내 앞에서 다 해결할 것이고, 내게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계속 인터뷰했다. 한유섬이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더 잘했으면 싶었다. 난 정말 조연만 하고 싶다. 정말 묻어가고 싶다. 후배 옆에서 농담하는 동네 형이 되고 싶다." -추신수와 각별하다. "일단 추신수는 동갑이다. 내 동기는 10개 구단을 다 돌아서 별로 없다. 그런데 같은 팀에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대화거리가 된다. 말을 나눌 수 있는 벗이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생활하고 왔다 보니 제가 많이 물어본다. 배우는 것도 많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9 00:15
프로야구

은퇴 만류하고 눈물 흘려도…'헤어질 결심' 이대호

모두가 은퇴를 만류하고 있다. 그러나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의 '헤어질 결심'은 변함없다. LG 트윈스 오지환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대호는 선배님은 실력과 자존심 등 모든 것을 다 갖췄다. 선배님의 선택이 존중받아야 하겠지만, 끝까지 버티고 버텨서 계속 뛰어줬으면 한다. 이런 의사를 만날 때마다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신수(SSG 랜더스)는 지난달 28일 이대호의 은퇴 투어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부산 수영초 시절 이대호의 야구 입문을 이끈 추신수는 이날 경기 전 이대호에게 커피 차량을 보내기도 했다. 추신수는 이 차량에 '대호야 니랑(너랑) 야구 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특별 영상 메시지를 통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야구를 하면서 네가 대단한 선수가 되리라는 것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두 자녀도 아빠의 은퇴를 만류하고 있다. 이대호는 "아이들이 '아빠가 야구를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면서 웃었다. 딸 예서, 아들 예승 군은 어느 때보다 자주 야구장을 찾아 관중석에서 아빠를 지켜보고 있다. 가족과 친구, 후배들까지 이대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이유는 그가 여전히 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고 있어서다. 이대호는 6일 기준으로 120경기에 출전해 타율 3위(0.333) 안타 4위(152개) 타점 7위(83개) 홈런 8위(18개)에 올라있다. 장타율(0.497)과 OPS(0.875·출루율 0.378)는 7위다. 6일 열린 5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도 4번·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렸다. KBO리그 최고령 선수이지만 팀 내 타율, 홈런, 타점, 최다안타, 장타율, 출루율, 결승타(8개) 등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있을 만큼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대호는 2021년 1월 롯데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 당시 "2022시즌 종료 뒤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워낙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니 은퇴를 번복하길 바라는 것이다. 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재치 있는 문구로 은퇴 번복을 희망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이대호에게 커피 트럭을 보냈는데, 메뉴 중에는 '은퇴번복 아직 포기안했딸기스무디' 등이 있었다. 이대호는 은퇴 의사를 접을 마음이 전혀 없다. 그는 "마지막 시즌에 성적도 좋아 더 아쉬워하시는 것 같다"면서 "이미 약속했다. 박수받으면서 떠나고 싶다"고 뜻을 굽히지 않는다.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이대호는 이런 응원 속에 더욱 매섭게 배트를 돌린다. 일주일 사이 만루 홈런만 2개 터뜨렸다. 최근 11경기에서만 홈런 4개를 포함해 16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대호는 "아이들이 작년에 (은퇴하지 말라고) 이야기했으면 올해 은퇴하지 않았을 텐데"라며 "마지막 시즌 우주의 기운이 내게 오는 느낌이다. 팬들이 기를 넣어주시는 것 같다. 이렇게 사랑받으면서 끝날 수 있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형석 기자 2022.09.07 05:09
야구

추신수-이대호 자존심 맞대결…'황금 세대' 불꽃 재점화

1982년 출생 '황금 세대' 맞대결은 끝나지 않았다. 추신수(39)가 KBO리그에 입성한다. 23일 일간스포츠는 "추신수가 고민 끝에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는 단독 보도를 전했다. 신세계 그룹은 바로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SK는 지난 2007년 4월 2일에 열린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추신수를 1순위로 지명한 바 있다. SK를 인수하는 신세계그룹은 신세계 야구팀 1호 선수로 추신수 선수를 영입했다. 추신수는 2005년 시애틀 소속으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 2020시즌까지 16시즌 동안 빅리그에서 뛰었다.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961득점·219홈런·782타점을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타자 최초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고, 아시아 타자 통산 최다 홈런 기록도 보유했다. 추신수가 KBO리그에 입성하면서 '동갑내기'이자 절친 사이인 이대호(39·롯데)와의 경쟁이 이어질 수 있게 됐다. 두 선수는 고교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였다. 이대호는 경남고, 추신수는 부산고 대표 선수였고, 한국 야구를 이끌 재목으로 기대받았다. 추신수는 미국 무대 도전을 선택한 뒤 아시아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가 됐고, 이대호는 KBO리그에서 최고 타자로 성장했다. 최고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이대호가 2016시즌을 앞두고 MLB 시애틀(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과 계약하며 텍사스 소속이던 추신수와의 맞대결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그해 3월 7일 시범경기에서 한 그라운드에 섰고, 4월 6일 열린 정규시즌 텍사스-시애틀전에서도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야구팬에게 흥미를 선사했다. 추신수는 평소 "이대호는 내가 인정하는 선수"라며 이대호를 치켜세웠다. 이대호도 빅리그에서 10년 넘게 뛰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친구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이대호는 2021 스토브리그에서 롯데와 2년 재계약했다. 우승 도전 의지를 전했다. 동기부여가 한 가지 더 생겼다. 추신수와의 자존심 맞대결. 추신수가 신세계 그룹과 계약하며 이대호가 보유했던 한 시즌 최고 연봉(25억원)을 경신한 상황. 마침 2021시즌 개막전은 롯데와 추신수의 새 소속팀이 맞붙는다. 1982년 출생 황금 세대를 대표하던 김태균과 정근우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접었다. 무대를 옮겨 다시 만난 이대호와 추신수가 '황금 세대'의 불꽃을 다시 피운다. 안희수 기자 2021.02.23 12:06
야구

'은퇴' 정근우 #작은 신장 #입스 #악바리 #김성근

정근우(38)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은퇴 기자 회견장에 들어섰다. 그는 "(최근 은퇴한 동갑내기) 김태균은 은퇴 기자회견 때 눈물을 흘리던데, 나는 왜 이렇게 눈물이 안 나지?"라며 특유의 입담을 자랑했다. KBO리그 역대 최고 2루수 정근우가 선수로서 작별 인사를 전했다. 정근우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 미련이나 후회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2005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정근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성장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KBO리그 득점왕 2회, 골든글러브를 3회 수상했다. 리그 최다 끝내기 안타 16회에 역대 최초로 11년 연속 20도루를 올렸다. 통산 174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2, 1877안타, 121홈런, 722타점, 371도루를 기록했다. 정근우에게 '마지막 1년'은 소중했다. SK와 한화를 거친 그는 2018~19년 포지션 경쟁에서 밀려 외야수와 1루수로 옮겼다. '2루수'라는 자부심이 컸던 그에게 LG가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그를 지명했다. 그는 정주현과의 2루수 경쟁을 펼쳤지만,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는 "2루수로 한 시즌 더 뛸 수 있게 기회를 준 LG에 고맙다"라고 인사했다. -은퇴 소감은. "프로야구 선수 정근우로 인사를 하는 마지막 자리다. 고려대 재학 때 훈련 중 프로 지명 소식을 듣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벌써 16년 세월이 흘렀다. 은퇴 기자회견을 앞두고 어떤 얘기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려 미련이나 후회는 전혀 없다. 그동안 아껴주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1~2년 전 포지션을 전향하면서 여러 고민을 했다. LG에서 다시 한번 2루수로 뛸 기회를 주셔서, '2루수 정근우'로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돼 감사하다.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더라. 앞으로 제2의 인생을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다." -은퇴를 계획한 시기는. "지난 7월 허벅지 부상으로 엔트리에 제외된 뒤 은퇴 계획을 세웠다. 많은 분이 예전의 플레이를 기대하실 텐데, 지금은 그때의 정근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2루수에 대한 애착이 컸다. "김성근 전 한화 감독님이 수비 훈련을 워낙 많이 시키셨다. '악마의 2루수'가 되고자 노력했다. 타구가 내 머리 위로 지나가는 것 못 잡더라도, 옆으로 빠져나가는 타구는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가장 좋았던 시절은. "2006년 골든글러브를 처음 수상하고 이후 2017년까지 탄탄대로를 걸었다. SK에서 여러 번 우승했고, 국가대표로 발돋움했다. 한화에서는 홈런과 타점을 많이 보탰다. LG에선 다시 한번 2루수로 뛸 기회를 얻었다. 베이징 올림픽과 프리미어12가 기억이 많이 남는다. 2015년 프리미어12가 국가대표 2루수로 나서는 마지막 대회라는 걸 염두에 두지 못했다. 당시 주장으로서 우승까지 해서 행복했다." -'은사' 김성근 감독님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 "시즌 종료 후 은퇴 결정에 대해 말씀드렸다. '왜 벌써 그만두느냐'고 하시더라. '이제 은퇴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감독님 덕분에 잘 성장했고, 이 자리까지 온 것 같아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LG에서 함께 은퇴한 박용택과 어떤 얘기를 나눴나.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용택이 형과 내게는 마지막 경기였다. 그래서 이닝이 지날수록 (팀이 지고 있어) 불안했고, 아쉬웠다. 경기 끝나고 껴안으며 '그동안 고생 많았다'라며 서로 응원했다. 나는 시즌 중 은퇴를 결심했지만, 용택이 형이 한창 '은퇴 투어' 중이어서 누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됐다. 시즌 막판에는 팀이 치열한 순위 다툼이어서 발표할 수 없었다." -1982년 동기(이대호, 오승환, 김태균)들도 하나둘씩 은퇴한다. "유니폼을 벗은 친구도 있고, 앞으로 계속 뛸 친구들도 있다. 정말 대단하고 존경한다. 그 친구들이 있었기에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서로 지고 싶지 않아서 경쟁했고, 대표팀에서 성과도 이뤘다. 고맙다." -은퇴를 결정하고 가족의 반응은.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집에 돌아가니 애들 셋(아들 2명, 딸 1명)이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라고 큰절을 하더라. 그동안 묵묵히 뒤에서 뒷바라지한 아내(홍은숙씨)는 '지금까지 당신이 뛴 매 경기가 감동이었다. 고맙고, 수고했다'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누나가 지원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장인어른과 장모님께도 감사하다." -아들이 야구를 하겠다고 하면. "첫째 아들은 야구를 하고 있다. 나는 어릴 때 야구에 너무 얽매였다. 아들은 즐겁게 뛰면서 좋은 선수가 됐으면 한다. 그동안 외야수로 뛰었는데, 최근에 내야로 옮겼다. '아빠의 기록은 도루든 뭐든 다 뛰어넘겠다'라고 하더라." -현역 시절 악바리 근성이 돋보였다. "경쟁에서 지기 싫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최근에도 집에서 내가 스윙을 하고 있더라. '내가 지금 뭐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는 않겠지만, 천천히 하나씩 내려놓겠다."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고교 때 한 번, 대학 때 한 번, 그리고 프로에서 세 차례 입스(송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가 왔다. 팔꿈치 수술만 세 번 했다. 특히 고교 시절에는 의사가 '더는 이런 팔 상태로 야구를 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그럼 '왼팔로라도 야구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다행히 수술이 잘됐다. 그때 포기를 하지 않아서 지금의 정근우가 있었던 것 같다. 김성근 감독님을 만나 새벽부터 저녁까지 많은 훈련을 받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키(173㎝)가 작아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얼마 전 식당에서 우연히 KBO리그 최단신 김지찬(삼성·163㎝)을 만났다. '내가 네 팬이야'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더라. 지난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김지찬의 플레이를 모두 봤다. '키가 작아도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 대신 수비와 도루 등을 더 열심히 해 장점을 극대화하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2루수의 매력은. "베이스 커버나 더블 플레이, 작전 등 움직임이 필요하다. 또 역동작으로 타구를 처리할 때가 많다. 돌이켜보면 정말 잘해온 것 같다. 특히 SK에서, 항상 꿈꿔온 박진만 선배와 키스톤 콤비를 이뤄 정말 좋았다." -'야구 선수 정근우'에게 한마디 한다면. "어릴 때부터 키가 작았던 소년이다. 그래서 이를 뛰어넘으려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힘들고 지칠 때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 내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향후 계획은. "이제부터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뒷바라지해 준 가족이 있다. 좋은 가장, 좋은 아빠가 되고자 고민하며 결정하겠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0.11.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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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머신' 김태균, 전격 은퇴 선언

21세기 한화 타선을 대표했던 김태균(38)이 방망이를 내려놓는다. 한화 구단은 "김태균이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기로 했다. 구단은 최고의 예우로 김태균의 은퇴식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김태균은 2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 파크에서 열리는 KIA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많은 더 팬들을 초대할 수 있도록 은퇴식은 내년에 치르기로 했다. 김태균은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그는 구단의 2년 계약 제안을 무르고 1년 계약을 역제안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2020년을 보내겠다는 의지였다. 김태균은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으로 67경기에서 타율 0.219에 그쳤다. 지난 8월에는 왼 팔꿈치 충돌 증후군에 따른 염증 발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재활군에서 훈련하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자가격리 대상자가 됐다. 이로 인해 한 달 동안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김태균은 2군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은퇴를 결심했다. 벼랑 끝 심정으로 1년 계약을 요구했으니, 이제 물러날 때라는 걸 느꼈다. 그는 "젊은 후배들과 2군에서 시간을 보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이제 후배들을 돕고, 그들에게 길을 열어줄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2의 야구인생에 대한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 한화 구단은 "김태균을 내년 시즌 스페셜 어시스턴트로 위촉할 예정이다. 김태균은 내년 전력 회의와 전지 훈련에서 단장 보좌역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태균은 친구 이대호(38·롯데)와 함께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오른손 타자로 꼽힌다. 2001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그해 88경기에서 타율 0.335, 홈런 20개를 때리며 신인왕에 올랐다. 19세 나이에 '한화의 미래'가 된 그는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뛴 2010~2011년을 제외하고 18시즌을 한화에서만 뛰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7년 연속 4할대 출루율을 기록했다. 일본 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2012년부터 6년 연속 4할대 출루율 기록을 이어갔다. KBO리그 18시즌 중 출루율 4할 미만을 기록한 건 2년 차였던 2002년과 2018~20년뿐이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김태균은 대부분의 통산 기록에서 KBO리그 상위권에 올라 있다. 18시즌 동안 2014경기에 출전, 통산 타율 0.320(5위), 홈런 311개(11위), 출루율 0.421(1위), 볼넷 1141개(2위), 타점 1358개(3위)를 기록했다. 통산 안타는 2209개로 박용택(LG), 양준혁(은퇴)에 이어 역대 3위. 각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올린 덕에 통산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타자 역대 4위(스탯티즈 기준 69.10)다. 김태균은 지바 롯데에서 뛴 2년 동안 타율 0.265, 22홈런, 106타점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일본시리즈 우승도 경험했다. 그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시작으로 국가대표에서도 맹활약했다. 2009년 WBC에서 4번 타자를 맡아 3홈런·11타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또 김태균은 2013년 프로야구 선수 최초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회원들의 모임)에 가입하는 '기록'도 갖고 있다. 팬들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 스타로서여러 방면에서 기부활동을 해왔다. 김식 기자 2020.10.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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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황혼 세대가 된 2000년 황금 세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한국은 미국을 꺾고 우승했다. 당시 대표팀은 고교 3학년 선수들로 구성됐다.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에 태어난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김태균(한화 이글스), 정근우(LG 트윈스·이상 38) 등이다. 프로 선수가 된 뒤로도 10년 넘게 한국 야구를 대표한 이들은 ‘황금 세대’로 불렸다. 한국 야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야구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아직은 젊은 후배와 경쟁할 만하지만, 힘과 스피드가 예전 같지 않은 게 사실이다. 마흔 살을 앞둔 나이에 계약도 쉽게 풀릴 리 없다. 2020년, 이들은 야구 인생의 마지막 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롯데의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이대호는 벌써 얼굴이 까맣게 그을렸다. 휴식기였던 지난달 초 사이판으로 훈련을 떠나 3주 동안 몸을 만들었다. 평소 체중이 130㎏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이대호는 사이판 훈련에서 15㎏을 감량했다. 지금도 숙소에서 훈련장까지 버스로 이동하지 않고 40분 동안 걷는다. 운동량을 늘리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이대호는 지난해 타율 0.285, 16홈런, 88타점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그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시즌 막판 2군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롯데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그로 인해 롯데는 사장과 단장, 감독까지 바뀌었다. 롯데 소속 자유계약선수(FA)였던 손승락(38)이 계약하지 못한 채 은퇴하는 등 베테랑을 대하는 구단 분위기가 냉랭하다. 올해로 총액 150억원의 4년 계약이 끝나는 이대호도 내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대호가 어느 해보다 절박하게 시즌을 준비하는 이유다. 이대호는 “지난해 팀 부진은 내 책임이다. 올해는 내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이 올라가야 한다. 기량은 아직 자신 있다. 지금까지 계약을 생각하고 야구를 한 적은 없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날렵해진 몸으로 1루 수비까지 하고 있다. 올해도 지명타자를 맡을 전망이지만, 전준우 등과 번갈아 1루수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자신이 수비까지 한다면 팀 공헌도가 높아질 거라 기대한다.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한화 동료들과 훈련 중인 김태균도 비슷한 심정이다. 2000년 한화 입단 후 줄곧 중심타자로 활약한 김태균은 지난해 타율 0.305, 6홈런, 62타점에 그쳤다. 그도 이대호처럼 시즌 중 2군에 다녀왔다. 팀 내 최고 타율을 기록했지만, 기대치에 비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김태균은 지난 시즌 직후 FA 자격을 얻었다. 2년 계약이 이뤄질 거라 예상됐는데, 시장은 얼어붙었고 협상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지난달 말 캠프로 떠나기 직전 김태균은 “올해 좋은 성적을 내서 재평가받겠다”며 1년(10억원) 계약을 구단에 제안했다. 김태균은 “2018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한화가 지난해 하위권(9위)으로 떨어졌다. 후배들과 함께 재도약하고 싶다. 타격 정확성은 자신 있다. 떨어진 장타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2년생 친구들 모두 힘내자”며 웃기도 했다. 2013년까지 SK 와이번스의 전성기를 이끌다 한화로 이적한 정근우는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 보호 선수(40명) 명단에서 빠졌다. 정근우는 자신의 포지션인 2루수를 정은원에게 물려주고 2018년부터 외야수로 뛰었다. 2루수 정주현(30)의 경쟁자를 찾고 있었던 류중일 LG 감독은 정근우 영입을 결심했다. 한화에서 정근우는 주전 경쟁에서 조금씩 밀렸다. 지난해 4위이자 올해 우승을 노리는 LG에서 뜻밖의 기회를 잡았다. 정근우는 “다시 2루수로 뛸 수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예전 기량을 100% 찾을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하겠다. LG에 도움 주고 (야구 인생의)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테랑 정근우는 젊은 후배로 구성된 캠프 선발진에 합류, 지난달 21일 일찌감치 호주 시드니로 날아가 훈련 중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20.02.11 08:50
야구

임창용은 FA 신청 없이 KIA에서 은퇴를 원했다

석연찮은 방출을 당한 임창용(42)은 고향팀에서 은퇴를 희망했다.KIA는 지난 24일 조계현 단장이 직접 임창용을 만나 "내년 시즌 재계약 의사가 없다"며 방출 의사를 전달했다. 임창용은 올 시즌 여러 보직을 두루 소화하며 팀을 위해 헌신했고, 마운드에서 경쟁력을 선보였기에 '방출은 의외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임창용 역시 방출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현역 최고령 1군 투수'로 내년에도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는 지난 5월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KBO 리그 역대 개인 최고령 세이브를 달성한 뒤 "한일 통산 400세이브 욕심"을 묻는 질문에 "내년에도 (선수로 활동)할 건데요 뭐"라고 했다. "최고령 투수로 힘들지 않나"라는 얘기에 "아직 던지는 게 재밌고 타자와 펼치는 승부가 재밌다. 마운드에 선다는 자체만으로 좋다. 그 즐거움을 아직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다"고 강조했다.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싶어 했다. 임창용은 "오래 하면 할수록 다른 선수에게 (베테랑이 돼서도 잘할 수 있다는) 사례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 내가 잘해야 다른 팀도 '나이 든 선수들도 잘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으니까. 그렇게 후배들의 길이 되고 싶다"고 했다.승부욕은 여전하다. 그는 "(더그아웃이나 불펜에서) 경기를 보는 건 지루하다. 안타를 맞으면 짜증 나지만 마운드에 서면 정말 즐겁다"며 "(상대 타자에게) 안 져야겠다는 생각뿐이다"며 마운드에 오르는 자세를 표현했다.체력에 자신감도 있다. "요즘 같아선 매일 나가고 싶다"라고까지 했다. 임창용의 철저한 몸 관리와 특유의 유연성은 모든 감독들이 인정하는 바다."구속이 떨어지면 은퇴하겠다"고 유니폼을 벗을 시기도 마음속에 늘 간직했다. 구속이 떨어지면 "현역 생활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정규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광주 롯데전에서 5회 이대호와 승부 도중 이날 던진 79번째 공의 구속은 시속 147㎞까지 나왔다. 결과는 삼진. 스스로 강약을 조절할 뿐 아니라, 웬만한 젊은 신예 투수들보다 빠른 시속 140㎞ 중·후반대 공을 던진다.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연구와 노력을 통해 달라진 선발투수로 돌아왔다.특히 임창용은 팀을 위해 던졌다. 그는 순위 싸움이 치열했던 시즌 막판 "5위 해야죠, 그러면 한국시리즈까지 갈 수도 있지 않나"라며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하지만 이제 KIA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임창용은 올 시즌이 종료된 뒤 FA 자격을 얻는다. 다만 FA 자격 선수가 이를 신청하지 않고 포기하면 FA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팀 내 입지가 좁거나 베테랑 선수가 소속팀에 남기 위해 자주 하는 선택이다.임창용은 일찌감치 FA 자격을 신청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KIA에 남고 싶다. KIA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하는 것이 목표다. 또 몸값에도 욕심이 없다. 뛸 수 있을 때까지 KIA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는 의사다. 하지만 팀 사정상 선발-중간-마무리까지 모두 소화한 그에게 돌아온 대가는 '재계약 불가' 통보였다.갑작스러운 KIA의 방출 통보로 하루아침에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2018.10.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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